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1762~1836)은 우리나라 지성사를 대표하는 학자로서 정치·경제·철학·역사·문화·언어·풍속·의학·지리·법학·문학 등을 총망라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그는 방대한 저술을 통해 낡은 조선을 개혁하여 새로운 국가를 만들 비전과 실학적 방안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여 한시대의 정신적 이정표가 되었던 한국의 위대한 사상가이다.
나아가 다산은 동서 문화가 교섭하고 충돌하는 세계사적 격동기에, 유학의 인문사상을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서양의 종교, 과학기술을 포섭하고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들에
주목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실천하려고 하였던 세계사적 위인의 한 분이라 할 수 있다.
다산 사후, 다산의 저술과 사상에 대한 관심과 호출은 다산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1936년~1938년까지 신조선사(新朝鮮社)에서 ≪여유당전서≫가 발간되면서부터 본격화되었다.
식민 치하에서 당대의 지식인들은 다산의 학문과 사상을 통하여 민족정신을 일으켜 세우려 하였고, 민간의 노력을 모아 “조선 출판 역사의 금자탑”이라고 할 거질의 전서를 출간하였던 것이다.
신조선사에서 간행한 ≪여유당전서≫를 저본으로 연구가 진작되면서 ‘다산학’이라는 학문 영역이 확보되기에 이르렀다. 다산 탄신 200주년이 되는 1962년의 경우, 북한에서는 대규모학술대회
등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가진바 있으나 남한에서는 이렇다 할 기념사업 없이 그냥 지나감으로써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긴바 있다. 그러나 탄신 250주년만은 결코 그냥 넘길 수 없다는
범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네스코는 탄신 250주년을 맞는 다산 선생을 2012년의 기념 인물로 선정하였다. 명실 공히 세계 10대 교역국의 한 축이자 역사문화
및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에서 세계사에 빛나는 위대한 사상가를 조명하고 되살려내는 기념사업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범국민적 여망을 바탕으로 2010년 “다산 탄신 2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우성)가 발족되었으며, 다산학술문화재단에 사무국을 설치하고 2011년부터 기념사업들을 기획·
추진하였다. 여기에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민간의 재정 지원을 받음으로써 2012년 탄신 250주년 기념사업들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과는 2002년 사업에 착수하여 10여 년 간 80여 명의 전문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표점 및 교감 연구를 거친 총 37책의 ≪정본 여유당전서≫의 출간이다.
또한 다산 선생 탄신 250주년을 기리는 기념식전이 각계각층의 주요 귀빈들의 참여로 성황리에 거행되었으며, 국내 및 해외 학자들을 초빙하여 3일간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여
다산의 학문과 정신을 되살펴보고 다산학의 미래를 전망하는 학술적 토론의 장을 마련하였다.
전문적 학술 행사 외에도 다산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기 위해, 역사문화 콘텐츠로서의 다산의 삶과 사상을 농축한 ‘사상지도’를 제작·배포하였으며, 탄신기념 음악제,
창작 판소리 공연을 통해 모두가 함께 하는 음악잔치를 열었다. 이외에도 2012년에는 한국실학학회, 한국한문학회, 유교문화연구소(성균관대), 실학박물관, 한국교회사연구소,
관훈클럽 등에서 탄신기념 학술대회 및 세미나를 가졌고, 실학박물관, 예술의 전당, 강진 다산기념관, 국립중앙박물관, 남양주 역사박물관, 서울대 법대역사관 등에서 다산 관련 유물을
소개하는 기념 특별전이 열렸으며, 도서전시회, 문화축제 등 기념행사들이 전국적으로 개최되었다. 탄신 250주년을 맞아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정성스럽게 마련한 기념행사들을 돌아보며
새로운 조선을 꿈꾸며 미래를 기다렸던 다산 선생의 염원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신문화 속에 꽃 피울 수 있는 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