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주관(천) 小學珠串
고경(古經)과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책에서 명물(名物) 수목(數目)을 수집하고 그 중에 실제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을 뽑아서 편찬한 책.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고경, 제자백가 류, 역사서 등에서 명물에 관련된 어휘를 뽑고 앞에 숫자를 덧붙여 사전식으로 설명한 것으로, 말미에 해당 어휘의 출전을 밝혔다. 예를 들면 일(一, 1)과 관련된 어휘는 ‘일인(一人)’, ‘일식(一食)’ 등이며, 이(二, 2)와 관련된 어휘는 ‘이궤(二簋)’, ‘이생(二生)’ 등이다. 일(一)부터 이십팔(二十八)까지 총 300조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암선생연보(俟菴先生年譜)≫에 따르면, 정약용은 강진(康津)으로 유배되어 있었던 시기인 1810년(순조 10) 봄에 ≪관례작의(冠禮酌儀)≫ㆍ≪가례작의(嘉禮酌儀)≫ㆍ≪소학주관≫등을 편찬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정약용의 나이 49세에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소학주관서(小學珠串序)>에 ‘슬슬(瑟瑟)’이란 구슬을 얻은 촉(蜀) 땅의 아이가 그 구슬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잃어버리자, 늙은 상인이 구슬을 제대로 간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내용이 있다. 정약용은 학문하는 방법도 구슬을 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명물 수목을 꿰미로 꿰지 않으면 얻는 대로 바로 잃어버린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수업하러 온 학생들의 면학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편찬한 일종의 ‘자서(字書)’라 할 수 있다.

≪소학주관≫은 1936년 신조선사(新朝鮮社)에서 간행한 ≪여유당전서≫ 제1집, 시문집 부(附) 잡찬집(雜纂集) 제3권 및 2012년 다산학술문화재단에서 간행한 ≪정본(定本) 여유당전서≫ 제5권에 수록되어 있다. 현재까지 숭실대 도서관, 한국기독교박물관, 일본 텐리대(天理大) 도서관, 미국 버클리대(UC Berkeley) 도서관 아사미문고(淺見文庫), 미국 하버드(Havard)대 도서관 등이 이본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1(一)의 종류[一之類]’부터 ‘11ㆍ13에서 28까지의 종류[十一十三至二十八]’ 13항 300조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1의 종류’는 일인(一人), 일식(一食) 등 10조,
‘2의 종류[二之類]’는 2의(二儀), 2기(二氣) 등 10조,
‘3의 종류[三之類]’는 3재(三才), 3강(三綱) 등 60조,
‘4의 종류[四之類]’는 4시(四時), 4천(四天) 등 40조,
‘5의 종류[五之類]’는 5교(五敎), 5륜(五倫) 등 40조,
‘6의 종류[六之類]’는 6경(六經), 6시(六詩) 등 40조,
‘7의 종류[七之類]’는 7교(七敎), 7정(七情) 등 20조,
‘8의 종류[八之類]’는 8괘(八卦), 8음(八音) 등 20조,
‘9의 종류[九之類]’는 9주(九州), 9산(九山) 등 20조,
‘10의 종류[十之類]’는 10륜(十倫), 10간(十干) 등 10조,
‘12의 종류[十二之類]’는 12율(十二律), 12벽(十二辟) 등 10조,
‘11ㆍ13에서 28까지의 종류’는 11회(十一會), 13경(十三經), 13성(十三省), 14류(十四類), 15기(十五氣), 16족(十六族), 16국(十六國), 17편(十七篇), 18학사(十八學士), 19장(十九章), 20급(二十級), 22인(二十二人), 23자모(二十三字母), 24기(二十四氣), 25현(二十五縣), 26두(二十六豆), 27맥(二十七脈), 28장(二十八將) 등이다.
각 어휘들의 출전은 ≪예기(禮記)≫ㆍ≪주례(周禮)≫ㆍ≪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ㆍ≪논어(論語)≫ㆍ≪맹자(孟子)≫ㆍ≪이아(爾雅)≫ 등 13경(經)을 비롯하여 ≪사기(史記)≫ㆍ≪한서(漢書)≫ㆍ≪당서(唐書)≫ 등의 역사서 류, ≪장자(莊子)≫ㆍ≪관자(管子)≫ 등의 제자백가 류, ≪소학감주(小學紺珠)≫ㆍ≪사고집(謝翶集)≫ 등 다양하다. 또 조선에서 간행된 ≪국조보감(國朝寶鑑)≫ㆍ≪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등도 전거로 인용되는 점이 이채롭다고 할 수 있다.

정약용의 저술 가운데 ≪소학주관≫과 ≪소학지언(小學枝言)≫이 아동교육용으로 편찬되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텍스트 별 분류는 약간 다르다. 즉, ≪소학주관≫은 ≪이아≫와 비슷한 사전류이며, 후자는 ≪소학(小學)≫에 자신의 의견을 부기한 것이다. ≪소학주관≫은 인용된 서적의 방대함과, 수록된 어휘 분석의 치밀함 등을 통해 정약용 경학의 박고(博古)와 고증적(考證的) 경학관 등을 엿볼 수 있다.

(전재동)